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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조이의 스포츠 어그로

[프로여자당구] 김가영 꺾고, 큐 내려놓고, 출산하고… 김보건이 증명한 독보적 '멀티 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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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베트남 호치민, 현지 남자 당구 프로들이 혀를 내둘렀습니다. 포켓볼과 3쿠션, 스누커까지 큐 종류를 가리지 않고 판을 흔드는 한국 여자 선수 때문이었습니다. 성별 혼합 남자부 경기에서 현지 상위랭커들을 승부차기 끝에 연달아 꺾고 64강 본선 무대에 오르는 대이변을 연출한 주인공, 바로 전남체육회 소속 김보건 선수입니다. 15세에 당구 여제 김가영을 꺾으며 '최연소 전국대회 우승자' 타이틀을 쥔 뒤 당구를 접고 피부관리사로 전업했다가, 출산 100일 만에 다시 큐를 잡고 부활하기까지. 그가 걸어온 파란만장한 당구 인생을 정리했습니다.

[김보건 선수 프로필]

성명 / 생년월일: 김보건 / 2000년생 (만 26세)

신장 / 소속: 165cm / 전남체육회 (전 경북체육회 소속)

학력: 숙명여자고등학교 중퇴 (2016년 입학, 10개월 재학)

주 종목 및 수지: 포켓볼, 스누커, 3쿠션 (동호인 수지 22점, 최근 에버리지 0.5 수준)

[시즌별 커리어 연대기]

2010년 (만 10세): 당구장에서 언니한테 포켓볼을 지고 서럽게 울다가, 딸의 독기를 알아챈 아버지 손에 끌려 입문. 한국 포켓볼 1세대 박신영 코치 밑에서 방학마다 하루 10시간씩 굴러가며 혹독한 하드 트레이닝 소화.

2012년 (만 12세): SBS '생활의 달인'과 '스타킹'에 예술구 치는 포켓볼 신동으로 등장. 방송 직후 어른들의 쏟아지는 시선과 성적 압박에 시달리며 지독한 조기 슬럼프와 정서적 고립감 직면.

2015년 11월 (만 15세): 제11회 대한체육회장배 전국당구대회 일반부 준결승에서 '당구 여제' 김가영을 꺾고 최연소 우승 달성. 한국 당구 역사상 최연소 전국대회 우승 기록 작성.

2016년 (만 16세): 교복을 입고 또래 친구들을 사귀고 싶어 숙명여고에 입학했으나, 학업과 당구 병행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10개월 만에 중퇴.

2017년 (만 17세): 친언니의 지지를 받고 큐를 완전히 내려놓음. 뷰티 자격증을 따서 약 2년간 에스테틱 피부관리사로 전업하는 결단을 내림. 숍 고객들과 소통하며 정신적 치유와 자존감 회복.

2019년 (만 19세): 마음을 다잡고 당구판 복귀. 출전한 전국대회에서 준우승을 연달아 차지하며 재도약 성공.

2024년 8월 (만 24세): 아시아실내무도경기대회 스누커 여자 국가대표 선발전 1위 차지. 정밀한 스트로크 기틀을 완성했으나 현지 정치 사정으로 본대회 취소되는 불운 경험.

2025년 7월 (만 25세): 출산 후 복귀 불안에 시달리다, 출산 100일 만에 참가한 남원전국당구선수권 포켓 9볼 복식에서 고태영과 팀을 이뤄 감격의 금메달 획득.

2026년 5월 (만 26세): 베트남 호치민 '2026 HBSF 투어' 성대결 출전. 남자 포켓볼 풀 부문 본선에서 현지 남자 프로들을 승부차기 끝에 연달아 꺾고 남자부 64강에 오르는 대이변 연출.

2026년 6월 (만 26세): 남원 전국당구선수권 여자 10볼 개인전 준우승 (국가대표 이하린과 혈투 끝 4:7 석패) 기록하며 정상급 경기력 입증.

초등학교 4학년짜리 꼬마가 당구장에서 친언니한테 포켓볼을 지고 서럽게 울었습니다. 그때 딸의 눈에 서린 독기와 승부욕을 알아채고 큐를 쥐여준 동호인 아버지가 없었다면, 지금 대한민국 당구판의 김보건이라는 이름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아버지는 글로벌 저변과 상금 규모가 큰 포켓볼로 딸의 진로를 유도했고, 김보건은 한국 1세대 포켓볼 레전드 박신영 코치 밑에서 방학 때마다 하루 10시간 이상, 평일 5시간에서 6시간의 혹독한 하드 트레이닝을 소화하며 급격하게 성장했습니다.

중학교 1학년 때 TV 예능 방송에 예술구를 구사하는 '포켓볼 신동'으로 출연해 높은 인지도를 쌓더니, 만 15세였던 2015년 11월 '대한체육회장배 전국당구대회' 일반부 준결승에서 당구 여제 김가영을 압도하며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한국 당구 사상 최연소 전국대회 우승이라는 이정표를 세운 순간이었고, 이 기록은 현재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 터진 성과는 독이 되기도 했습니다. 만 12세 무렵부터 쏟아진 사회적 시선과 성적에 대한 압박감, 성인 동호인들 사이에서 외롭게 버텨야 했던 고립감과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는 정서적 불안이 지독한 성장통으로 돌아왔습니다. 또래 친구들을 사귀고 보통의 학생처럼 교복을 입어보고 싶어 2016년 숙명여고에 입학했으나 당구와 학업을 병행하기 힘들어 10개월 만에 학교를 그만두었습니다. 이후 친언니의 지지로 큐를 완전히 놓고 뷰티 자격증을 따서 약 2년간 에스테틱 피부관리사로 전업했습니다. 이 공백기는 당구 선수로서 자존감을 회복하고 정신적으로 자립하는 치유의 시간이 됐습니다. 숍 원장님과 고객들에게 인성을 인정받으며 마음을 다잡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출전한 전국대회에서 준우승을 거두며 당구에 대한 열정을 다시 찾았습니다.

[플레이 스타일 분석: 장점과 단점]

독보적 장점 (멀티 큐 능력): 포켓볼에만 갇히지 않는 유연함이 최대 무기입니다. 스누커 국가대표 선발전 1위를 차지할 정도의 정밀한 스트로크 기틀에, 3쿠션 감각(동호인 수지 22점, 최근 에버리지 0.5 수준)까지 결합하면서 포켓볼 특유의 뱅크샷과 세이프티 플레이에서 수구 제어 성공률이 극한으로 상승하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약점 및 과제 (멘탈 기복과 체력 부하): 어린 시절부터 형성된 정서적 조급함이 경기 중 불쑥 올라올 때 발생하는 경기력 기복이 존재합니다. 또한 포켓볼, 스누커, 3쿠션을 동시에 소화할 때 발생하는 체력적 부하와 종목 간 몰입도 분산은 그가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할 과제입니다.

비하인드 스토리의 결정판은 2025년 출산 이후입니다. 많은 여성 스포츠 선수들이 출산 후 기량 회복에 한계를 느끼는 것과 달리, 김보건은 출산한 지 채 100일도 되지 않은 시점에 참가한 '2025 남원전국당구선수권' 포켓 9볼 복식전에서 고태영과 팀을 이루어 부산의 강력한 부부 팀인 하민욱-최솔잎 조를 꺾고 감격의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산후조리원에서 혼자 남겨졌다는 우울감과 과연 선수로 다시 설 수 있을지에 대한 극심한 복귀 불안 증세를 극복해 낸 이 우승은 당구계 전체에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이후 소속을 전남체육회로 이전한 김보건은 2026년 들어 대담한 국내외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6년 5월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린 '2026 HBSF 투어' 원정 경기에서 이례적으로 여자부 본선뿐만 아니라 남자 포켓볼 풀 부문 및 여자 3쿠션 캐롬 경기까지 동시 출전하는 괴력을 보였습니다. 특히 남자부 풀 경기 본선에서 호치민 체육대회 3위 입상자인 응우옌 딘 호앙 남을 승부차기 끝에 꺾은 데 이어, 부이 홍 탄과의 승부차기 대결에서도 승리하며 성별의 벽을 깨고 남자부 64강 본선 무대에 오르는 대이변을 연출하여 베트남 현지 팬들과 언론의 대대적인 찬사를 받았습니다. 직후 열린 6월 남원대회 여자 10볼 개인전 준우승까지, 김보건은 숫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파괴적인 경기력을 내뿜고 있습니다.

"20대보다 더 성숙하게 공을 대할 수 있는 30대의 나를 기대한다"며 등수나 트로피 개수보다 '하루에 공 하나씩 더 배운다'는 철학적인 태도로 경기에 임하는 김보건은 이제 겨우 만 26세입니다. 조기 성공과 2년간의 외도, 출산과 산후 우울증을 다 터널처럼 통과해온 그에게 당구대는 더 이상 두려운 시험장이 아니라 즐거운 놀이터입니다. 30대의 스스로가 더 기대된다는 김보건의 큐 끝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롭고 단단하게 공을 때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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