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22.
한국이 앞서고 있었지만 일본이 두 골 차까지 따라붙었습니다.
경기장 분위기가 한 번에 뒤집힐 수 있는 순간이었죠.
그때 골문 앞에서 박새영이 또 한 번 슛을 막아냈습니다.
이어진 공격에서 주장 권한나의 쐐기 골이 터졌고, 승부는 그대로 굳어졌습니다.
골은 권한나가 넣었지만, 그 골로 가는 길을 연 건 직전의 선방 한 번이었습니다.
금메달이 걸린 한일전에서 12번 막아낸 골키퍼, 박새영의 이야기입니다.

[여자핸드볼 골키퍼] 박새영 프로필
- 이름: 박새영
- 출생: 1994년 8월 11일, 서울
- 학력: 의정부여자고등학교, 한국체육대학교
- 신체: 176cm
- 포지션: 골키퍼
- 소속: 삼척시청
- 입단: 2017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 (경남개발공사)
- 주요 경력: 2014 세계여자주니어선수권 우승, 아시안게임 금메달(2014·2018·2026), 2024 파리 올림픽 출전, 2024-25시즌 H리그 여자부 정규시즌 MVP, 2025-26시즌 H리그 골키퍼상
골키퍼로는 처음이었던 드래프트 전체 1순위
박새영은 초등학교 3학년 때 핸드볼을 시작했습니다.
의정부여고와 한국체대를 거치며 일찌감치 대표급 골키퍼로 이름을 알렸죠.
2014년에는 세계여자주니어선수권 우승 멤버로 뛰었습니다.
그리고 2016년 11월, 신인 드래프트장에서 이름이 가장 먼저 불렸습니다.
전체 1순위, 경남개발공사.
2012년에 여자 실업 핸드볼 드래프트가 시작된 뒤 골키퍼가 1순위로 호명된 건 박새영이 처음이었습니다.
본인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1순위에 뽑힐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는데 갑작스럽게 뽑혀서 더 기쁘다."
출발부터 기록을 하나 새로 쓴 셈입니다.
정규시즌 MVP를 받고도 웃지 못한 시즌
골키퍼는 가장 화려한 자리가 아닙니다.
공격수가 박수를 받을 때, 골키퍼는 막아낸 공을 조용히 동료에게 넘깁니다.
그래도 박새영의 이름은 차츰 알려졌습니다.
2023-24시즌 H리그 여자부에서 세이브 309개, 방어율 39.92%로 두 부문 1위에 올랐죠.
2024 파리 올림픽 무대에도 섰습니다.
그리고 2024-25시즌, 정규시즌 MVP에 올랐습니다.
리그 최고 선수로 인정받은 셈이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SK슈가글라이더즈에 패하며 우승을 놓쳤습니다.
챔피언결정전 MVP는 라이벌 골키퍼 박조은에게 돌아갔고, 박조은은 골키퍼상까지 받았습니다.
정규시즌 MVP를 수상했지만, 시즌 마지막 장면의 주인공은 다른 골키퍼였습니다.
챔피언결정전 MVP도, 골키퍼상도 박조은의 몫이었죠.
278개를 막고 골키퍼상을 되찾다
절치부심한 박새영은 다음 시즌 숫자로 답했습니다.
2025-26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278세이브를 기록했습니다.
방어율은 38.45%로 이 부문 1위였습니다.
그 결과 2년 만에 골키퍼상을 되찾았습니다.
한 해 전 라이벌에게 내줬던 상을 다시 자기 이름 앞으로 돌려놓은 겁니다.
그리고 곧바로 더 큰 무대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입니다.

24-22, 금메달을 결정한 한 번의 선방
9월 27일, 일본 아이치현에서 한일전이 열렸습니다.
토너먼트 결승은 아니었습니다.
풀리그 마지막 경기였지만, 두 팀이 나란히 5승을 거둔 채 맞붙었습니다.
이긴 쪽이 금메달을 가져가는 사실상의 결승이었습니다.
한국은 전반을 16-12로 앞서며 마쳤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후반에도 끈질기게 추격했습니다.
박새영은 전반에 7개, 후반에 5개, 모두 12개의 슛을 막았습니다.
방어율은 41%였습니다.
일본 골키퍼의 방어율이 32%였으니, 골문 싸움에서는 한국이 확실히 앞섰습니다.
24-22 장면은 바로 여기서 나왔습니다.
두 골 차까지 쫓긴 순간, 박새영이 다시 슛을 막았습니다.
권한나의 쐐기 골이 이어졌고 경기는 27-23으로 끝났습니다.
한국은 6전 전승으로 8년 만에 아시안게임 정상을 되찾았습니다.
통산 8번째 우승이었습니다.
물론 금메달이 박새영 혼자의 힘으로 나온 건 아닙니다.
권한나와 류은희의 공격, 김보은의 돌파, 수비진의 협력이 함께 만든 결과입니다.
그래도 점수 차가 좁혀지던 순간 골문이 버텨줬기에, 팀은 다시 자기 리듬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맞는 아픔보다 먹히는 아픔이 더 크다
골키퍼는 빠르게 날아오는 공을 몸으로 받아내는 자리입니다.
언제 얼굴을 향해 날아올지 모르는 공과 마주해야 하죠.
그래서 박새영은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이런 질문을 자주 받았다고 합니다.
"공을 막으면 아프지 않냐."
그의 대답은 이랬습니다.
"공에 맞는 것보다 골을 먹었을 때 마음이 더 아프다."
"하나라도 더 막겠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우승 멤버였던 박새영은 8년 뒤 같은 대회에서 다시 금메달을 걸었습니다.
2014년 인천 대회까지 더하면 아시안게임 금메달만 세 개가 됐습니다.
드래프트 1순위 골키퍼.
MVP를 받고도 우승을 놓친 해.
골키퍼상을 되찾은 시즌.
그리고 일본을 상대로 막아낸 12번의 선방.
금메달을 목에 건 박새영은 삼척시청 유니폼을 입고 다시 리그 골문 앞에 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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